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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소주대신 리슬링 와인 마실 때
Apr 29, 2019

미국의 요리학교에서 와인 수업을 들을 당시 나의 교수님이 했던 이야기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전세계 몇 백명에 불과한 ‘마스터 소믈리에’인 교수님이 제일 좋아하는 와인은 바로 ‘리슬링’이었다. 교수님은 무더운 날, 얼음을 채운 잔에 리슬링 와인을 따라 마시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응? 비싼 와인에 얼음을 넣어서 마신다고? 물이 섞일 텐데...’ 수많은 와인을 시음해봤을 교수님의 이야기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와인에 대해 무지했던 나는 교수님의 그 말을 듣고 와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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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큼한 맛의 화이트 와인이나 쓴맛의 레드 와인보다는 시원한 느낌을 주는 ‘리슬링’을 좋아했다. 나보다 지식과 경험이 많은 사람을 ‘따라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 내가 떠올렸던 사실은 ‘리슬링 와인을 마시면, 마치 나도 와인 좀 마실 줄 알아’ 라는 듯한 자신감을 준다는 것이었다.

리슬링 와인은 와인의 종류에 따라 같이 곁들일 수 있는 음식이 달라진다. 오늘은 리슬링 와인과 어울리는 한국 음식 2가지와 가볍고 깔끔하며 시원한 느낌의 리슬링 와인 2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쿨한’ 느낌의 리슬링 와인과 자극적이지만 멈출 수 없는 한국음식의 조합은 어떨까?




Riesling? 리슬링?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와인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봤을 ‘신의 물방울’을 기억하는가? ‘신의 물방울’ 이후 와인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 같다. 실제로 나의 가족들도 만화책을 읽고 나서 와인에 대해 관심이 생겼고 와인과 같이 즐길 수 있는 음식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요리를 전공했다는 이유로 가족들은 당연히 나에게 와인에 대해서도 물어본다. 하지만 나는 와인은 또 다른 세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실 깊게 공부해 본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내가 마시기 좋아하는 단 하나의 와인, 리슬링을 알려주었다.



리슬링 와인은 화이트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마셔보았을 세계 3대 화이트 와인 중 하나다. 리슬링 포도는 독일에 있는 라인강(Rhine river)이 원산지이며 기후가 낮은 곳에서 자라 산도가 높고 사과나 나무향을 가지며, 기후가 높은 곳에서는 신맛이 좀 더 강하고 복숭아향이 난다.

리슬링 포도는 기후, 재배 방법 등에 따라서도 리슬링 와인의 맛과 색이 달라진다. 또한 드라이한 와인부터 단 맛이 강한 와인까지 총 6단계가 있는데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적당한 신맛과 단맛이 어우러진 리슬링 와인 2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1. 닥터 루젠 리슬링 카비넷 (Dr. L Riesling Kabinett)



독일의 닥터 루젠사에서 나오는 드라이 리슬링이다. 리슬링 와인은 드라이한 와인부터 단 맛이 강한 와인까지 단계별로 있는데, 그 중 드라이 리슬링 와인은 단맛이 가장 덜하다. 이 와인의 경우 드라이 리슬링에 속하지만 적당한 산도와 강한 과일 향을 갖고 있어 살짝 단맛이 나면서도 깔끔한 느낌을 주는 와인이다.

리슬링 카비넷 와인은 삼겹살이나 제육볶음과도 잘 어울린다. 강한 단맛 보다는 적당한 산도가 시원한 느낌을 주어 기름진 고기를 먹고 난 뒤 입안을 깔끔하게 씻어주는 느낌을 준다. 개인적으로 삼겹살을 먹을 때 청양고추나 마늘을 많이 먹는데 그 이후에 적당하게 차가워진 이 와인 한모금을 마시면 쌉사름했던 입안이 개운해지는 기분이 든다.


구매처: 서울와인 http://www.seoulwine.net
가격: 35,000원 (판매처에 따라 다름)



#2. 리슬링, 하트 투 하트 (Haart to Heart)



또 하나의 유명한 리슬링 와인이다. Haart 가문에서 만드는 리슬링 와인 중 하나로 ‘Heart to Heart’, 다시 말하면 ‘털어놓고, 숨김없이’ 라는 숙어의 앞에 ‘Haart’ 가문의 이름을 넣었다고 한다.

단맛만큼 산미도 높아 단맛이 강하지 않은 리슬링 와인 중 하나로 뽑힌다. 그래서인지 멍게나 해삼과 같은 단맛이 나는 해산물과도 잘 어울린다. 나는 주변에서 기름기가 많은 방어나 연어를 먹을 때, 느끼함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을 꽤 많이 봤다. 하트 투 하트 리슬링 와인은 이런 기름기가 많은 회와 잘 어울리는 와인 중 하나다.

집에서 연어나 방어를 먹을 기회가 생긴다면 꼭 이 와인과 같이 먹는 것을 추천한다. 부드러운 회와 생 와사비를 살짝 얹어 간장에 찍어 먹은 뒤, 하트 투 하트 와인 한모금을 마셔보자. 와인의 산미가 입안에 남아있는 비릿한 맛을 씻어주며 끝에 달달한 맛이 남도록 해주어 소주를 마셨을 때보다 더욱 기분 좋은 느낌을 줄 것이다.


구매처: 연희동 ‘오디너리 애니버서리’
가격:
 36,000원 (판매처에 따라 다름)
 



개인마다 입맛과 취향이 다 다르기 때문에 특정 와인과 음식의 궁합이 잘 맞는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자극적인 한국음식과 깊은 맛의 와인이 어울릴 줄 어느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전문가들의 지식과 입맛을 통해 와인을 알아가는 방법이 보편적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전문가들 조차도, 얼음을 가득 넣은 잔에 리슬링 와인을 따라 마시는 것을 즐겼던 나의 교수님과 같이 다양한 견해가 나올 수 있다. 와인 본연의 맛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물과 섞인 밍밍하면서도 심플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와인은 소주보다 다양한 종류와 맛이 있기 때문에 계속 마셔보고 시도해봐야 한다. 그래야 나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찾을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의 맛을 극대화 할 수 있다. 나는 삼겹살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제는 소주보다 나에게 맞는 리슬링 와인을 곁들여 마시려고 한다.


 
Editor내갱
알부자의 꿈을 꾸는, 현재는 월급쟁이. 요리를 배웠고 잘 했고 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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